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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애도를 전합니다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0. 31. 21:50반응형
어제부터 먹먹하고 불편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안타까운 죽음에 하루 종일 머리가 멍했습니다. 누구를 위로하고 누구와 슬픔을 나눠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주변에 사고를 당한 사람도 없고 저 역시 건강하고 특별할게 없는 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자꾸 쓰린 건 아무래도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어서, 어쩌면 인류애적인, 어쩌면 가을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허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옷을 고르고 친구들과 약속을 정하고 설렜을 얼굴들이 자꾸 떠올라 가슴을 때립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서울 시청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들렸습니다. 한동안 먼발치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쓰러내고서야 겨우 앞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애도의 마음을 전하러 많은 분들이 오셨고, 조용하고 무거운 공기 덕에 조용히 기도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국화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저 몸과 마음만 준비하고 갔다 오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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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 종일 마음과 머리가 무거워 남산에 갔습니다. 땀이라도 흘리면 좀 나아지겠지 했습니다. 남산 공원에는 일요일 저녁을 보내러 온 사람들이 있었고 그저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저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했습니다.
이렇게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내도... 괜찮은 건가. 이 산의 반대편에서는 그런 상상도 못할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저 산을 오르는구나. 이렇게 또 하루가 가고 누군가는 기억되고, 누군가는 잊히겠구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약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쓰디쓴 상처를 남겼겠구나. 나 역시 시간 앞에 잊힐 존재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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