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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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글로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4. 7. 21. 14:09
1년이 넘는 심적 방황기가 있었습니다. 늘 하지않을 핑계는 수십 아니 수백가지씩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의지가 약한 편이고 불안도가 높은 사람입니다. 작은 일에도 멘탈이 흔들리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계획하고를 반복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아니 어쩌면 평범보다 조금 아래 있을 수 있는 정도의 멘탈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열심히 글을 써 내려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계획도 있고, 의지도 있었습니다. 저같이 의지가 약한 사람 대부분이 그러하듯 '딱 3일만 넘겨보자!' 라는 마음으로 나 자신과의 약속이자 세상에 대한 도전을 이어갔었습니다. 불안과 발작 버튼은 예기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작동하곤 합니다. 하지않을 수 밖에없었던 수십가지 이유들에게 패배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익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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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썰] 아직 한발 더 남았다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1. 10. 21:04
유행이라는 개념에 대해 평소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해서 유행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많이 하라는 의미에서 유행이라는 말을 쓰는 것일까?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유행이라기보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현상 중에 그래도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것들이 유행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게 아닐지. - 부동산이 침체다 ? 이건 침체를 유행시키려고 만들어낸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론에서 한쪽 방향의 기사만 쏟아내고 거래를 막기 위해 여러 정책적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해두고. 이러니 침체가 안 올래야 안 올 수가 없겠죠. 그러나, 이 와중에도 부동산을 침 흘리며 줍줍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경매에서 헐값에 매입하는 분들도 있어요. 취득세 중과세를 맞아도 낙찰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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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_담백한데.. 격정적인 맛한량한 라이프/한량한 독서 2022. 11. 9. 20:46
무게감 . 말에 무게가 있듯 글에도 무게감이 존재한다. 누적된 종이의 질량과는 사뭇 다른, 전혀 물리적이지 않은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한없이 적막하고 글은 덤덤하다 못해 건조하게까지 느껴진다. 글을 읽는 내내 숨 쉬는 것조차 답답했고, 알 수없는 감정이 가슴을 누르는 듯, 한 장 한장 넘기는 것이 헬스장의 쇠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듦이었다. 감정의 동요 없이 수많은 감정을 누르고 누르고 또 눌러 담아내고 있고, 오히려 무미하고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문체는 또 다른 감정의 표현일지 모른다. 책의 제목은 하얼빈이다. 안중근의 일대기를 담은 위인전도 아니고, 일본의 제국주의 영웅인 이토 히로부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도 아니다. 그저 하얼빈이다. 상징적인 장소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제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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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1. 3. 22:35
그게 바로 오늘 . 아무 일도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났고, 출근 준비를 했고, 출근길에 연습장에 들려 골프 연습을 했고, 늘 타던 지하철을 타고 적당히 책을 읽은 후에 같은 정거장에 내려 같은 길로 사무실에 나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PC를 켜고 들어온 메일들을 확인하고 해야 할 작업 스케줄대로 일을 처리하고, 점심때가 돼서 늘 가는 식당에서 늘 먹던 메뉴를 별 고민 없이 삼켜 넘겼다. 때가 되면 화장실에 갔고, 때가 되면 기지개를 켰고 졸음과 싸우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 된다. 다시 출근길을 되돌려감기하듯 반대편으로 아무 일 없이 걸었고, 지하철을 탔고, 같은 공기를 마셨다. 출근길에는 내 왼편에 있고, 퇴근길에는 내 오른편에 있는 카페를 지나 골목으로 접어들면 집에 도착한다. 아침의 일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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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사전은 있었는데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1. 2. 22:00
국어사전은 있고 ? 왕년에 공부 좀 해본 사람이라면 프라임 영어사전 하나쯤은 책상에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 역시 실물 사전도 있었고,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전자 사전을 따로 구매해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자 사전은 진정 편리한 신문물이었습니다. 요즘 세대들은 공감이 안 갈 수 있지만, 무조건 종이로만 공부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라떼는.. 영어 사전이 왜 필요할까를 잠시 생각해보면, 영어를 모르기 때문에 뜻을 찾고 단어를 외우는 용도가 주일 듯합니다. 물론, 베개나 혹은 라면 받침대 어떤 친구는 그냥 폼으로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영어 사전을 옆에 두고 영어 문제집을 풀면서 단어를 찾고 단어장을 채우고 외우고 하면서 실력을 키우게 됩니다. (요즘은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겠지만) - 국어 즉, 언어영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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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으로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1. 1. 22:00
여전히 가슴은 먹먹하고 아리고 쓰립니다. 별거 없었던 하루가 감사하기도 하고 자책이 들기도 합니다. 무신경한 사람도 있고 지나치게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이번 일을 또 정치와 장사에 이용하는 자들도 있고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게 좋은 에티튜드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다만, 굳이 지금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각자 마음으로라도 애도를 표하고 일상을 살아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상을 살아내고 살아가고 겪고 그러다 보면 잊히기도 하고 여전히 마음에 울림이 있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오늘까지의 생이 무사하였다 하여 내일도 내 생이 평안할 것이라 자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다만, 그 사고가 하루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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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애도를 전합니다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0. 31. 21:50
어제부터 먹먹하고 불편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안타까운 죽음에 하루 종일 머리가 멍했습니다. 누구를 위로하고 누구와 슬픔을 나눠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주변에 사고를 당한 사람도 없고 저 역시 건강하고 특별할게 없는 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자꾸 쓰린 건 아무래도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어서, 어쩌면 인류애적인, 어쩌면 가을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허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옷을 고르고 친구들과 약속을 정하고 설렜을 얼굴들이 자꾸 떠올라 가슴을 때립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서울 시청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들렸습니다. 한동안 먼발치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쓰러내고서야 겨우 앞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