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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에티튜드 2022. 11. 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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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바로 오늘 .

     

    아무 일도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났고, 출근 준비를 했고, 출근길에 연습장에 들려 골프 연습을 했고, 늘 타던 지하철을 타고 적당히 책을 읽은 후에 같은 정거장에 내려 같은 길로 사무실에 나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PC를 켜고 들어온 메일들을 확인하고 해야 할 작업 스케줄대로 일을 처리하고, 점심때가 돼서 늘 가는 식당에서 늘 먹던 메뉴를 별 고민 없이 삼켜 넘겼다. 때가 되면 화장실에 갔고, 때가 되면 기지개를 켰고 졸음과 싸우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 된다. 다시 출근길을 되돌려감기하듯 반대편으로 아무 일 없이 걸었고, 지하철을 탔고, 같은 공기를 마셨다. 출근길에는 내 왼편에 있고, 퇴근길에는 내 오른편에 있는 카페를 지나 골목으로 접어들면 집에 도착한다.

     

    아침의 일과를 거꾸로 진행하듯, 옷을 벗고 샤워를 한다. 배가 고파 냉장고를 뒤적이다 포기하고 침대로 곧장 향했다가 불편한 마음에 다시 일어나 스쿼트와 푸시업을 하고 PC를 켠 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렇게 난 많은 것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오늘 하루도 아무 일 없었다. 감사하고 지루하다. 지루하고 평온하다. 평온하고 지친다. 지치고 기대가 된다. 

     

    조금도 억지스러움이 없는 그런 날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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