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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원 옆 미술관 part 2
    한량한 라이프/한량한 산책 2024. 8. 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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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를 좋아한다. 전시회를 좋아하는 이유는 공간의 주는 특별함 때문일 것이다. 요즘 들어 공간과 환경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동물원 옆 미술관 입구에서 맞아주는 동상도 새로웠고 옆으로 펼쳐진 산과 물이 특별하다. 이곳은 특별한 공간이다.

     

     

     

    미술관 바로 옆에는 작은 못이 있다. 흐르는 물인데 못이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서울대공원에 산림욕장과 계곡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듯하다. 그러나 있다 그곳에는.  그 계곡으로부터 내려오는 물을 잠시 머물게 하는 곳 옆에 바람개비가 있다. 여러 바람개비 중에서도 저 녀석 혼자만 돈다.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층의 사진전에서 잠시 MZ 놀이도 하고, 다시 위로 올라간다. 나선 구조의 길을 따라 위층에 뭐가 있을지 기대하면서 오른다. 미술관이나 전시관은 대부분 한 여름에 가도 꽤 시원하다. 작품들은 온도에 취약하기 때문에.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가볍게 관람을 마치고 더 위로 오르면 정원이 있다. 꽤 인상적인 공간이다. 디자인적인 요소와 자연적인 요소가 어울어져 있다. 창의력이란 그런 것이다. 같지만 다른 생각. 세상과 등지는 생각은 또라이로 치부한다. 그렇지만, 같음 속에서 약간의 다름을 추구하면 신선하다고 표현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할 정도의 사람은 예술가로 평가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약간의 다름이다. 섬세하고 익숙한. 그렇지만, 쉽게 생각지 못하는 그 애매한 범위.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구름이 있지만, 좋은 날씨라 생각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하늘은 흐려도 맑다. 비가 올 듯 안올 듯 한 날씨는 결국 저녁이 돼서야 미친듯한 폭우를 쏟아내고 싸이 형님의 흠뻑쇼도 중단시켜버렸다.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가만히 시간을 즐기에 좋은 공간이다. 요즘 전시회를 다니면서 많이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전시를 보는 방법이 전부 인스타스럽다. 인증 사진과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한 작품 앞에서 길게 줄을 서고 사진을 찍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간다. 사진을 찍기 위한 전시가 되어가고 있고, 주최 측에서도 그게 돈이 되니까 그런 전시를 계속 기획하고 또 사진을 찍기 위해 오고 기획하고를 반복하는 현상이 안타깝다. 아니다.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그 공간을 즐기고 있다. 그것이 그들의 생각이고 양식이고 삶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을 틀렸다 생각할 이유 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일 뿐이다.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꼭대기 층의 야외정원은 꽤나 후텁지근했다. 날이 그러하다. 오락가락했던 날씨 속에 오락가락했던 내 정신이 있었다. 맑은듯 흐린 하늘과 좋은 듯 불안한 내 마음이 그곳에 함께 있었다. 하늘을 보고자 올려본 천정에 글귀가 있었다. 저 글귀를 읽고 이 공간을 벗어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를 생각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는 그저 거북목을 스트레칭하기 위함이었는데, 하늘을 보니 좋더라. 흐리면 흐린 대로 좋았고, 맑으면 내 안까지 맑아지는 듯 해 좋았다. 제주도의 하늘이 좋았고, 서울의 하늘도 좋았다. 비가 오늘날에도 수직낙하하는 물을 맞으면서도 올려보곤 했다. 그런 습관덕에 만난 글귀를 읽고 이제 이곳을 떠난다. 

     

    동물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이런 하늘에 폭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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